생산도시

생산은 도시가 당면한 중요한 덕목으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과거 대량 생산과 소비의 시대를 지나면서 산업의 기반은 도시의 경계와 국경을 넘어 확장되어 왔다. 하지만, 성장의 한계를 마주하고 저성장의 시대를 맞이하면서 산업 구조는 삶의 근간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도시의 생애주기는 자생 가능한 가치를 유지할 수 있는 생산 소비 구조 규모로 변모하고 있으며, 다품종 소량생산의 새로운 가치 체계로 변환되면서 사회 경제 체제뿐 아니라 도시의 구조도 변화되고 있다. 제조 생산기반을 근간으로 근대 도시가 발전했듯, 이제 다시 생산은 도시의 새로운 가치 순환 체계의 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쾌적한 도시를 위해 제조업을 도시나 국가의 경계 밖으로 몰아내던 과거는, 도시의 건강한 지속을 위해 다시 제조업을 불러들이는 현재로 이어지고 있다.

《생산도시》는 서울 도심 제조업 현장의 다양한 현상을 재조명하고 도시 생산의 새로운 가능성을 재해석한다. 서울의 구도심은 역사보존, 대규모 재개발의 복잡한 상황 속에서도 다양한 제조업의 자원들이 공간적으로 분화되어, 기술 공유의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생산도시》는 <사물의 구조>, <신제조업 워크숍>, <프로젝트 서울 어패럴>을 통해 서울의 구도심인 창신동, 을지로, 세운상가 일대 생산의 현장에서 의류, 금속, 인쇄, 기계, 전자, 건축 산업의 관계망을 그려갈 예정이다. 

《생산도시》의 전시는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주요전시는 세운상가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롭게 개장하는 보행데크에 위치한 메이커스 큐브와 세운베이스먼트에서 만날 수 있고, 프로젝트 서울 어패럴은 창신동 봉제 공장 골목에 위치한 특별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전시 외에도 다양한 워크숍과 토크 시리즈, 현장 투어를 통해 관객들이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작가들의 해석을 공감하며 숨겨진 도시의 모습을 탐험할 수 있다.


사물의 구조

《생산도시》는 생산에 소요되는 자원을 산업별 지역별 관계망 안에서 그 가치 체계를 탐색한다. 특정 사물, 공산품을 분해하고 해체하여 지리적으로 재구성해봄으로써, 도시구조와 긴밀하게 연결된 공급사슬과 기술과 기능이 집적된 인적 자원 네트워크를 총체적인 생산의 과정으로 제시한다. 서울 도심에 공존하고 있는 산업에는 오랫동안 정착된 통용 기준과 전체적인 생산체계 안에서 재활용 문제에 대한 고민을 지역밀착형 문제로 정의하고, 그 체계 자체를 혁신하는 방식으로 풀어갈 예정이다. 《생산도시》는 현재의 체계에서 생산성의 새로운 가치를 재구성하여 생산자들에게 돌아가는 실질적인 혜택과 가능성을 제안한다.

신제조업 워크숍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 새로운 기술은 제조업에 다양하게 도전할 수 있는 혁신의 기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현재 서울의 도심 제조업은 인력의 노후화와 세대 간 기술 승계 실패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기존 산업의 기술에 신기술을 접목하고 실험하는 워크숍 시리즈를 진행한다. 인공지능, 로보틱스, 3D 프린팅, 디지털 패브리케이션 분야의 과학자, 공학자, 예술가, 기술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신제조업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프로젝트 서울 어패럴

협력큐레이터 : 김승민 + 정이삭

《생산도시》에서는 창신동을 중심으로 서울 구도심에 얽혀있는 의류 봉제 산업의 현장과 다양한 생산의 주체와 협력하여 스핀오프 전시 프로젝트 서울 어패럴을 진행한다. <프로젝트 서울 어패럴>은 창신동 지역의 보다 나은 제조업 환경과 단위 공장의 지속 가능한 작동 방식을 탐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제안을 한다. 동대문 패션타운의 빠른 순환에 최적화된 창신동의 생산방식과 숙련공 개인의 기술에만 의존하는 소규모 공장 체계에서 포괄적인 생산 시스템으로 개선하기 위한 문제를 제기하고 그 미래를 상상한다. 건축가, 도시연구자, 패션디자이너, 영상작가로 구성된 한국과 영국의 작가들은 이러한 다양한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활동가들과 함께 지역 거버넌스와 국제적 네트워크를 통해 해결점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