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자유지도>는 오픈 데이터와 오픈소스 맵핑 도구를 활용한 지도제작을 통해 공공재로서의 지도의 의미를 새롭게 확인하고 온라인 지도 제작과 관련한 사회, 기술 및 정책적 제약을 넘어서는 방법을 제안한다.
약 10여 년 전 구글 지도의 발생과 스마트폰의 대중화에 힘입어 온라인 지도의 활용이 일반화된 이래 우리가 지리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은 빠르게 변해왔다. 특히 오픈스트리트맵 (OpenStreetMap) 과 같은 참여형 오픈소스 지도 플랫폼은 냉전 시대의 지도가 획득했던 지리 정치학적 권위를 빠르게 해체하였으며, 그 혜택을 입은 개인들은 지도를 그저 읽는 것에서 벗어나 지도를 직접 그리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한국의 지리 정치학적 환경 때문에 서울의 지리정보는 이러한 흐름으로부터 기술적, 문화적으로 소외되어 여전히 냉전 시대와 다를 바 없는 매우 제한된 접근만이 허용되고 있다. 이는 정부와 몇몇 IT 대기업이 지리정보를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으로, 네이버나 카카오가 점유하고 있는 한국적인 인터넷의 특수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 결과 온라인 지도의 생산과 활용은 몇몇 기업의 이윤 추구 활동으로 제한되어 공공재의 역할을 상실하게 되었다.
<서울자유지도>는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적 생산 활동의 하나로, 오픈스트리트맵과 같은 오픈소스 도구를 활용한 “자유지도 만들기”를 제안한다. 이를 위해 예술가/디자이너/엔지니어를 초대하여 총 세 번의 워크숍을 개최하고 각각의 워크숍에서는 인솔자가 안내하는 주제에 맞추어 참가자와 함께 지도를 생산하게 된다. 이렇게 제작된 자유 (libre) 지도는 그 자체로 완결된 지도로 존재할 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에서 일어나게 될 오픈스트리트맵 데이터 기여를 통해 서울시민 모두가 함께 그 혜택을 직, 간접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독립 지도제작 문화의 가능성을 환기하고, 지도라는 자원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