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장과 프로젝트 현장

서울에서 제조업에 직접적으로 종사하는 인구는 약 270,000 명으로 추산된다.[i] 이들이 서울의 노동 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으며, 런던과 같이 서울과 비슷한 크기의 도시의 고용 인원보다 현저히 높은 것은 아니다. 서울의 독특한 점은 상당 규모의 제조업이 여전히 도시 중심에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대부분의 대도시가 서비스와 비즈니스, 소비 기능에 포섭되어 버린 것과 달리, 서울은 전통적이면서도 최첨단의 복잡한 생산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지역에는 동대문과 창신동의 패션 타운 및 봉제 마을, 을지로 세운상가의 전자· 인쇄· 기계 단지가 있으며, 이 모든 구역은 서울비엔날레의 중심 장소이기도 하다. 국가 경제 정책에 따른 20세기 말 산업화가 이 같은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 역사적인 배경이다. 서울의 산업화는 유럽과 미국 대부분의 대도시가 제조업의 기능을 잃어가던 1960년대 말에 정점에 이르렀다. 구획화는 서울의 다양한 기능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핵심 메커니즘이었으며, 현재에도 준공업 지역이 서울 땅의 5%를 차지하고 있다.

[i] 최봉, 김묵한, 김재호(2014), 『서울시 소규모 제조업 밀집지역 현황과 전망』, 서울연구원.

서울 역사 도심 동쪽 관문에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서쪽 관문에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서울비엔날레의 구심점이다. 서울 도시 변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겪은 두 곳은 서울의 과거 도시 개발과 현재 도시 재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울시가지도 수선전도(首善全圖), 1846–49년. 표시된 곳은 돈의문(왼쪽)과 현재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가 위치한 흥인지문(오른쪽) 지역.

돈의문박물관마을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서울과 세계 도시들의 미래를 그려낼 플랫폼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돈의문박물관 마을에 마련된다.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거대한 첨단 갤러리 공간이며 돈의문박물관마을은 한국식 소형 주거와 상점, 골목 등으로 이루어진 복합적 구조의 도시공간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돈의문박물관마을 외에도 서울 곳곳에 마련된 실험의 현장들에서 서울비엔날레의 공간적, 정책적 대안이 실제 프로젝트로 구현된다. 각 기획에 맞는 장소들이 전략적으로 선택되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와 돈의문박물관마을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서울 전체와 교감하는 서울비엔날레를 만들어간다.

돈의문박물관마을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